제1차시. 커뮤니케이션의 본질
1. 커뮤니케이션의 개념
커뮤니케이션은 유기체들 간의 상징을 통해 서로 의미를 주고받는 과정이다. 여기서 주목할 포인트 중의 하나는 상징이다. 보통 커뮤니케이션이라 함은 말이나 언어를 통해 대화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표정, 제스처, 몸짓, 눈빛, 웃음 등의 비언어적 수단을 사용하는 것도 커뮤니케이션에 포함된다. 따라서 유기체에 해당되는 동물들이 괴성이나 몸짓으로 서로에게 의사를 전달하는 것도 커뮤니케이션인 것이다. 그럼 인간은 왜 커뮤니케이션을 할까? 이는 인간의 욕구에 관한 이론인‘매슬로우의 5단계’에서 살펴볼 수 있다. 이는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생리적 욕구를 시작으로 5가지의 욕구를 차례대로 충족해 가면서 인생을 살아간다는 이론이다.
이중 3번째 단계의‘소속감과 사랑의 욕구’와 4번째 단계의‘존경의 욕구’가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설명해 준다. 우선 두 단계의 욕구에 대한 개념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소속감과 사랑의 욕구: 학교생활이나 사회생활과 같이 단체생활을 하면서 특정 조직에 편입되어 소속감을 갖고 싶어 하는 상태이다. 이는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 또는 회사나 단체에 속할 때 얻을 수 있는 소속감을 말한다.
존경의 욕구: 생활하는 가운데 자신이 주위로부터 존중받기를 원하는 욕구이다. 존경받고 싶거나, 주목받고 싶은 욕구가 이 단계에 해당된다.
결국 사회적 동물로서의 인간은 자기가 속한 조직이나 모임 속에서 사랑이나 존경을 받고자 하는 욕망을 보편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사랑과 존경을 얻기 위해선 주위 사람들과 부단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럼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수단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언어적 표현밖에 없을까?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결과가 있어 여기에 소개한다. 의사소통 이론 중에 메러비안(Mehrabian)의 법칙이 있다. 이는 말의 내용이 전체 커뮤니케이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에 불과하며 비언어적 소통(목소리, 표정, 태도, 제스처 등)이 나머지 93%에 이른다는 것이다. 비언어적 소통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어떤 말을 하느냐 보다 그 말을 어떻게 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2. 커뮤니케이션 역량의 중요성
자신의 능력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능력을 남에게서 인정받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상사나 동료들로부터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인정받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 차이의 상당 부분은 커뮤니케이션 역량에 기인한다. 해당 분야에서 아무리 100%의 지식을 갖고 있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30% 밖에 전달하지 못한다면 나머지 70%의 지식은 자신의 테두리 안으로 한정되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한 사람의 역량 속에 커뮤니케이션을 포함하여 그 사람의 능력을 평가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을 다음과 같은 공식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지식 역량과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단순한 합(+)으로 연결되어 있기보다는 곱(X)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즉 커뮤니케이션 역량만 있다면 자신의 지식을 크게 증폭시켜 부각함으로써 전체적인 개인 역량을 높일 수 있다. 보통 사회나 기업에서 필요한 인재형을 영문 알파벳으로 비유한다. 예전에는 I자형 인재형이라는 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높이 평가하였다. 21세기의 융복합화된 사회에 들어서면서 T자형 인재가 적합하다고 한다. 즉 타 분야의 폭넓은 지식을 보유하면서 특정 분야의 깊은 지식을 겸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A자형 인재형을 주목하는 추세이다. 즉 여러 분야의 지식을 쌓으면서 동시에 타 분야의 지식에 자유자재로 연결하는 역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때 이질적인 지식 간의 연결을 하는 것이 바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교류하는 집단지성의 역량이라는 것이다.
3.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란?
상상해보면 꽤 감동스러운 장면이다. 가수가 지붕 밖으로 나오자 팬들이 우의와 모자를 벗는다. 앞에서부터 뒷좌석에 이르기까지 차례대로 머리가 드러나는 모습에서 우리는 굳이 말이 없어도 서로 마음이 오가는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함을 확신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의 접두사인 com은 ‘함께, 서로, 동시에’ 등을 의미하는‘쌍방향’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커뮤니케이션의 개념에 따르면 말만 주고 받기 보다는 마음을 주고받는 쌍방향 소통을 의미한다. 여러분은 상대방과 대화하면서 여러분의 말이 상대방의 마음속에 얼마나 깊이 파고든다고 생각하는가? 혹시 나의 의사만을 전달하는데 주력한 나머지, 경청하는 데에는 소홀함이 없진 않았는가? 내가 궁금한 것이 있어 물어볼 때, 상대방 입장에서 단편적이거나 뻔한 답변이 올 수밖에 없는 질문을 던지는 편은 아닌가? 현실적으로 생각보다 많은 대화들이 일방향으로 전달되는 경우가 많으며, 또 서로의 대화가 원활하긴 하지만 마음으로 주고받는 경우가 적은 것이 현실이다. 회사에서 사장님이 사원들에게 던지는 말은 보통 이럴 것이다. “일은 재미있나?”, “힘들진 않는가?”이에 대한 사원의 응답은 어떨까? 아마 대부분 “재미있습니다.”, “힘들지만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등의 당연한 응답을 할 것이다. 이 경우, 사장님과 사원은 서로 마음을 주고받으며 대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마음이 오가는 대화를 하고 싶은 사장님이라면 여러 가지의 다양한 답변이 나올 수 있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물론 이러한 질문을 위해선 그만큼 사전에 준비를 해야 하며, 사원에 대해서도 좀 더 많이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50대 이상의 임원들과 30대 초반의 사원들은 서로 소통이 원활히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래서 본인의 경험에 비춰보면 아이돌 가수들의 이름과 노래를 외우는 임원들도 종종 보아왔다. 임원들이 젊은 사원들에게 먼저 다가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다. 며칠째 계속 지각을 하는 사원에 대해서도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던지는 일방적 대화와 상대의 마음속에 들어가는 커뮤니케이션은 각각 다른 모습을 띨 것이다. 이렇게 말이다.
4.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역량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는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선 어떠한 역량이 필요할까?
최근 들어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주목받는 3가지의 역량이 있다. 질문, 경청, 관찰이 바로 그것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얻기 위해선 우선 그 사람을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우선 상대방을 잘 관찰하면서 궁금한 것이 있으면 질문을 던지며, 상대방의 답변에 경청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즉 눈과 입과 귀의 방향을 상대방에 맞추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3가지 요소들은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모두 실행하고 있는 활동들이다. 다만 별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행하고 있을 뿐이다. 만약 상대방과 마음을 주고받는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 원칙과 요령을 습득한 상태에서 관찰, 질문, 경청을 한다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까? 다음 차시부터 3차시에 걸쳐 관찰, 질문, 경청을 제대로 하기 위한 원칙과 요령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오늘은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에 대해 살펴보았다. 오늘 학습내용의 핵심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커뮤니케이션은 서로가 쌍방향으로 마음을 주고받는 행위이다. 서로 마음을 주고받는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선 꼭 언어에 국한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제스처, 표정, 몸짓, 눈동자, 웃음 등의 비언어적 행위가 차지하는 역할이 훨씬 큰 것이다.(메러비안의 법칙)
둘째, 지금 시대의 개인 역량은 개인의 지식에 국한되지 않으며, 지식을 타인과 공유하는 커뮤니케이션 역량까지 포함한다. 즉 타인과의 집단지성의 활동 속에서 한 개인의 지식은 더욱 커지며, 전체적인 개인 역량은 증폭된다. 이를 공식으로 표현하면 개인 역량 = 지식 역량 X 커뮤니케이션 역량으로 표현할 수 있다.
셋째, 마음을 주고받는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선 3가지의 커뮤니케이션 기본역량이 필요하다. 상대방에 초점을 맞춘 관찰, 질문, 경청 등이 바로 그것이다. 앞으로 3차시에 걸쳐 이들 기본역량의 원칙과 요령들을 살펴본다.